비건레더, 한지가죽, 하운지
첫 번째 결과물 이후에 '업사이클링'이 아닌 '리사이클링'의 방향성에서 어려움을 느꼈다. 두 번째 결과물로 가기 전 가죽, 피혁 잡화 시장에서 '비건레더' 쪽의 포지션을 잡고 다양한 접근을 시도했었다. 파인애플로 만든 '피나텍스', 무두질을 최소화한 '베지터블 레더'등을 서치하고 고민 중 국내에서 개발하여 2020년 한국 섬유대상을 차지한 한지로 만든 즉 닥나무에서 원료를 뽑아내 국내 기술로 만든 한원물산에 '하운지'를 발견하고 아직 하운지로 만든 제품 군이 적을 때 포지셔닝을 선점하기 위해 방향성을 잡았다.
https://www.k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7498
하운지에 관련기사는 링크로 남겨두겠습니다.
디자인 작업은 앞선 '멜로우'라인과 같이 진행하되 CMF의 초점을 맞추어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으로 진행하고 싶은 마음에 하운지를 선택하고 하운지의 샘플 수령 후 한원물산에 직접 방문하여 대표님과 이사님을 통해 미팅을 진행하였다. 이때 한원물산에 직접 찾아가길 정말 잘했다는 기억이 든다. 그동안 진행했던 다양한 제품들과 칼라 그리고 추가로 엠보 작업이 진행된 제품까지 다양한 정보들을 얻는 성과가 있었다. 혹 하운지로 제품을 진행하실 관계자 분들은 2022년 1월을 기준으로 테크노 마트에 서울지사가 생겼으니 꼭 방문하여 다양한 정보들을 얻길 바란다. 한원물산에 아쉬운 점은 스와치가 없는 점이 크다...
장점
장점을 이야기 앞서 사실 언론에 공개된 그리고 다양한 실험으로 입증된 한지가죽의 '분해성', 항균 이런 부분 들은 제외하고 이야기하려고 한다. 결과물을 만들어낸 과정 속에서 하운지에 장단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하운지로 두 개의 결과물을 내면서 들었던 장점은 인조가죽 계열의 전반적인 장점이지만 칼라의 폭이 생각보다 넓다. 2022년 2월 4일 기준으로 20가지 칼라를 선보이고 있다. 물론 카우, 고트, 등등 천연가죽이나 PU에서도 수많은 칼라들을 내놓거나 수량이 가능하다면 원하는 칼라를 공장에서 염색으로 진행하면 색이야 무제한으로 도출할 수 있지만 스몰 브랜딩 포지션에서 그만큼의 자본을 감당하기는 힘들다. 한원물산측에서도 지속적인 수요를 발생하기 위해 컬러군을 늘려가고 있는 부분은 충분한 장점으로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장점은 가격적인 측면이다. 첫 번째 결과물을 전부 천연가죽으로 진행할 때 성수동의 이름난 피혁점을 전부 돌아다녀보아도 쓸만한 가죽은 평당 4천 원 이상 눈에 들어오는 녀석들은 카우든 고트든 상관없이 기본 평당 4,600원 이상을 줘야 하니 제작단가에서 포지션을 잡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또한 로스율과 스키(가죽 두께 공정)까지 고려하면 우리가 감당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하운지는 그런 부분에서 물론 PU보다는 높은 가격 포지션을 잡고 있지만. 2022년 2월 4일 기준 샘플 가격으로 야드당 26,000원부터 가격이 출발하고 있다. 2021년에 비해 원자재 상승 등으로 가격이 상승했는데 2021년 파도서울에서 진행할 때 에는 야드당 2만 원 미만으로 진행했던 기억이 있다.
세 번째 장점으로는 후가공에 대한 접근성이었다. 사실 이 부분은 하운지에 대한 단점으로 연결되지만 단점을 커버하는 부분을 장점으로 표현하였다. 개인적인 하운지의 단점은 천연가죽들에 비해 얇은 직조 감이다. PU와는 다르게 익숙하게 보던 천연가죽보다 외피 자체가 한지와 유사하게 얇은 직조 감을 가지는데 글래시를 진행할 때 엠보작업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커버하여 진행하였다. 이러한 부분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엠보를 작업하는 데 있어서 작업이 빠르며 로스율이 없으며 균일하게 엠보작업이 진행된다.
단점
'하운지'로 진행하며 단점을 이야기하자면 지속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얇다'. '얇다'라는 표현으로 표현이 될지 모르겠지만 앞서 장점 중에서 후가공의 이야기를 했지만 단점을 커버하기 위한 장점이지 완벽하지 않은 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느낌은 우리가 천연가죽에서만 느낄 수 있는 두툼하고 따듯한 느낌, 가죽제품 본연에서 오는 텍스처에 질감을 느끼기 힘들다. 조금은 가볍고 천연가죽과 인조가죽이 아닌 제3의 질감의 표현이라고 해야 할까... 제품이 만들어지기 전 샘플 상태로 원단을 받으면 더욱 크게 다가오며 물론 제품으로 결과물을 접하면 이런 부분의 어느 정도 해금이 이루어지지만 천연가죽과 PU만 진행하던 관계자 여러분들이 처음 마주 하였을 때는 이 느낌을 지우기가 힘들다. 그러한 이유로 하운지 제품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인 '페리토' 여성 백은 반강제적인 엠보를 진행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쓸만한가?
하운지를 접하시려고 하는 디자이너, 또는 대표님들이 가장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궁금해하실 것 같다. 그러면 하운지로 제품을 만들었을 때 과연 경쟁력이 있나? 카드지갑과, 반지갑 두 번의 결과물을 내놓았던 나의 대답은
'하운지'가 첫 번째의 포인트로 올 시기는 지났다
하운지를 사용해서 제품으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이 과연 좋은가? 물론 좋다. 다만 그것만으로 어필하여 구매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미 '지속가능성', '친환경 소재'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에는 살짝 지난 시기인 것 같다. 제품의 매력을 더할 수 있는 플러스 알파로의 하운지는 찬성하지만 하운지를 제외한 다른 피 나텍스, 애플레더 등 '소재'의 대한 부분만 어필하여 제품을 판매하려면 다소 어려운 길을 걸을 것이라고 본다.
험난한 브랜딩의 길을 걸으시며 고민을 하시는 여러분들에게 조금의 경험이라도 나눠드리고자 개인적인 경험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면 뿌듯한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파도오브서울(Pado of seoul)에서 진행했던 '하운지'로 만든 두 개의 결과물은 아래 스마트 스토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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